Introduction to neuroimmune network
인체의 신경계(nervous system)와 더불어 한 축을 담당하는 면역계(immune system)는 인체의 모든 외부 환경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으며, 신경계와 면역계가 서로 유기적인 상호작용을 하여 인체가 환경에 적응하는데에 있어서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박테리아와 같은 단순한 단세포 생물 조차도 바이러스 감염에 대항할 수 있는 면역체계(효소 시스템)를 갖추고 있습니다. 면역기능으로 인해 비로소 생명체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고 나아가 진화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왜 신경-면역 네트워크 연구인가?
면역계와 신경계는 인체에서 가장 중요하고 복잡한 두 시스템으로, 감염이나 외부 변화에 대해 적절히 저항하고 적응하여 항상성을 유지하며 생존을 영위해 가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두 시스템을 연구 대상으로 하는 신경과학과 면역학은 그 동안 독자적인 영역으로 연구가 진행되어, 각각의 기능과 질환들에 대한 많은 사실이 규명되는 등, 단일 학문으로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그간 독립적으로 간주되어오던 신경계와 면역계 간에 기능적, 구조적으로 상당한 유사성이 있음이 밝혀지고 있는데, 일례로 면역세포들 간에도 신경 시냅스와 유사한 세포 간 시냅스를 형성하여 정보를 주고받는다는 사실이 보고되었으며, 신경계에서만 연구되었던 신경전달물질 (neurotransmitter)이 면역세포 및 면역반응을 조절하고, 면역조절인자들 또한 신경전달물질로 사용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일례로, 뇌수막염, HIV dementia와 같은 감염성 신경질환 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 파킨슨 병, ALS와 같은 여타의 퇴행성 뇌질환에서도 면역염증 반응이 중요한 기능을 하며, 반대로 여러 면역질환들의 진행과 회복이 인체의 자율신경계 및 신경전달물질에 의해서 조절이 된다는 연구결과 또한 보고되었습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기존의 신경질환 및 면역질환 연구가 신경과학이나 면역학만의 독립적인 연구만으로는 그 기전 규명에 한계가 있으며, 따라서 그 질환의 본태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신경계와 면역계의 유기적인 상호작용, 즉 네트워크라는 총체적인 관점 (holistic view)에서 접근하고 연구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 실험실의 주요 관심사는 크게 두 가지 입니다.
첫 번째는 바로 통증(pain) 입니다. 생리적 통증 (physiological pain)은 유해한 외부자극 또는 생존에 위험이 되는 환경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일종의 경보시스템으로서 생존을 위해 불가결한 기능 중 하나입니다. 병리학적 통증 (pathological pain)은 조직손상, 감염, 염증반응 등의 이유로 인해 발생되며, 일반적으로 손상된 조직의 치유와 함께 자연적으로 소멸됩니다. 하지만 만성화된 병리학적 통증은 그 발병원인이 제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적으로 발생되어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며 또한 정상적인 경제 및 사회활동을 저해합니다. 따라서 만성통증의 발병기전을 이해하는 것은 통증조절을 위한 약물개발을 위해 필수적이며, 사회적 그리고 경제적으로도 중요한 일입니다.
두 번째는 불안, 우울을 비롯한 정신 질환입니다. 기존의 정신병리 이론들은 주로 신경세포의 병리적 특징에 기반하여 제시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신경세포 중심적 관점에서 정신병리를 이해하고자 하는 시도들의 한계가 나타났으며, 두뇌에 대한 총체적인 접근을 통해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근 많은 정신 질환이 두뇌의 이상 면역 반응과 관련있다는 보고들이 이루어짐에 따라 정신질환에 대한 신경-면역 상호작용이 중요하다는 관점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두뇌에서 신경-면역 네트워크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신경교세포(neuroglia cell)가 정신질환 모델 마우스에서 어떠한 기능을 하는지 살펴봄으로서, 정신질환의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우리 실험실의 연구 주제들은 독립적이지 않습니다. 서로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면역질환과 더불어 이로 인해 발생하는 정신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척추(spinal cord)에서 뇌(brain)까지 이르는 종합적인 분석 및 연구를 통해 신경면역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그 발전에 기여하고자 합니다.